기다란 나무 막대를 하나 흙밭에 쪼그리고 앉아
무슨 화백이나 된 마냥 이리 궁리 저리 궁리를 하며 삼형제 함께 합작품을 만든다.
흙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옆에는 파낸 흙으로 산을 만들거나 성을 쌓기도 한다.
때론 나뭇잎이나 솔방울을 가져다가 멋지게 꾸미기도 한다.
궂은비가 오는 날이면 더 신나한다.
그 동안 신지 못한 장화를 신고,
멋진 만화영화 주인공이 그려진 노란색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신나게 밖으로 나간다.
어느 덧 엊그제 만들어 놓은 흙성에 물이 고여있다.
흙성 안에 고인 물에 빠진 벌레 백성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작은 나뭇잎을 가져와 벌레를 구해준다고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그 벌레들은 아이들의 진심도 모르는 듯 도망가느라 바쁘다.
비가 그치고 온 세상은 비에 흠뻑 적셔져 또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물 웅덩이가 이 곳 저 곳 생겨 나무 막대를 들고
수로를 파서 웅덩이와 웅덩이 사이에 물길을 만든다.
나뭇잎 배도 띄워 본다.
찰방 찰방 물결을 만들며 배를 이리 저리 움직이게 한다.
아이들은 조잘조잘 이야기를 만들며 한참 낄낄 거리며 논다.
다채로운 색상과 다양한 모양의 자연을 보며
바스락 바스락 낙엽도 밟아보고,
부드러운 꽃잎도 만져보고,
향긋한 꽃내임을 맡아보며
드넓은 찬란한 햇살을 받으며
드넓은 들판을 마음껏 달리게 하면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랄까?
어느 날, 강아지풀을 하나 꺾어 아들 손등을 간지럼피우며
“이것은 강아지꼬리를 닮아서 강아지풀이야.
또 애기똥풀을 꺾어 노랑색 즙을 손등에 문지르며
“이건 아기똥같다고 애기똥풀이야. "
그리고 “이것은 계란 모양을 닮아서 계란 꽃이야.. "
아이들은 어느 새 풀잎 하나, 꽃잎 하나 유심히 살펴본다.
매년 계절의 변화로 인한 미묘한 자연의 바뀜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땅에서 봉긋 쏫은 새싹을 보며,
짙은 녹음의 나뭇잎들과 하려하게 만발한 꽃들을 보며,
오색찬란한 열매들을 보며,
하얗게 물들여진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그렇게 그렇게 자연닮은 아이들로 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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