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자녀들을 선물로 받은 우리는
일정 기간 보호를 해야하는 보호자이다.
이 세상의 삶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는 이리와 늑대가 으르렁대는 세상이기에
아기양들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보호자로써 무엇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가?
유해한 음식으로부터의 보호도 있을 것이고
유해한 사람들로부터의 보호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들의 무분별한 미디어의 노출이 심각하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내용물들을 무분별하게 보게 된다.
어느 날,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에 간 일이 있다.
아이들은 거실에 커다란 TV앞으로 쪼르륵 달려가 앉아 할머니와 TV시청을 했다.
아침이어서 아침드라마에 심취한 할머니 옆에서 쪼르르 앉아
큰 눈망울을 깜박 깜박하며 보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설겆이를 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우리 이혼해!”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다음으로는 김치싸대기 하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 집이야 TV가 없으니 책을 읽거나 레고 놀이를하며 놀 것인데
할머니집만 오면 무장해제가 되곤했다.
어머니의 TV시청을 며느리가 왈가불가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참으로 난처했지만
그 날은 용기를 내서 “어머니~~내용이 좀 ^^?!?.”
천사같은 어머니는 나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시고는
EBS로 채널을 돌려주셨다.
그나마 우리 아이들이 핸드폰이 없어서
거실에 나와 봐서 뭘 보는지 아는 것이지
만약에 핸드폰이 쥐어졌더라면 각자 방에 틀어박혀
자기만의 폰놀이를 했을 것이다.
무엇을 놀이 삼아 볼까?
추측을 해보자면 최대한 도파민 분비를 해주는 자극적인 것일 것이다.
이토록 자극받은 뇌가
가만히 앉아 책을 읽고 생각하며 잠잠히 고민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런 핸드폰을 손에 쥐어주며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하물며 어른들도 통제가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사리분별을 할 줄 아는 가치관이 성립이 되지 않은 때에
무분별한 영상이 주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일분 일초 단위로 바뀌는 초정보화 시대에
핸드폰 없이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연히 핸드폰은 너무도 편리한 도구가 된다.
많은 정보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어린 아이 시기에는
사고력과 가치 판단력, 창의력, 상상력 같은 엄청난 잠재력을 최대한 길러
핸드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을 요리하고 조리할 수 있는
Storymaker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자극적인 패스트푸드로
한 번에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을
인공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이라고 표현한다면
좋은 책들은
콩나물, 배추, 감자 같은 천연재료로 표현하고 싶다.
천연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아이들은
자연의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아이들은 미래의 리더이자 디자이너, 요리사, 스토리텔러이다.
보호자 된 우리가 아이들의 본연의 순수함을 최대한 지키고
가꿔서 세상에 고운 향기를 내는 꽃나무 들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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